IBS 지하실험연구단, 암흑물질 후보 검증 반환점 돌았다

국제공동연구진과 실험 신뢰도 68%로 높여… 3년 내 암흑물질 검증 가능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 지하실험 연구단(단장 김영덕)이 이끄는 국제공동연구진이 암흑물질 후보의 연간 신호를 분석하고 검증 신뢰도를 1 시그마1)(68.3%)로 높여, 암흑물질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한 발 더 다가섰다.

연구진은 강원도 양양에서 암흑물질 관측 재현에 착수한 이후 2년간의 데이터 분석을 내놓았으며, 그 결과를 17일(한국시간) 미국 물리학회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IF=9.227)에 게재했다. 

암흑물질은 우주의 약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금까지 암흑물질의 흔적을 발견한 연구는 이탈리아 그랑사소 지하실험실의 DAMA(다마)2) 실험이 유일하다. 하지만 실험을 재현하기 까다로워 그간 세계 유수의 연구팀이 DAMA 실험을 재현하는 데 실패했다.

지하실험연구단과 국제공동연구진의 ‘COSINE-100’ 실험은 DAMA와 동일한 고순도 요오드화나트륨 결정 제작에 성공하여 2016년 9월 실험을 시작했다. 이는 DAMA 실험과 동일한 조건에서 연간 변화하는 입자 신호를 측정, 완벽하게 검증할 수 있는 최초의 실험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보고로서 COSINE-100 연구진은 착수 후 59.5일 동안의 입자 신호를 기반으로 DAMA가 틀렸을 가능성을 작년 네이처 誌에 게재3)한 바 있다. 그러나 완벽한 검증을 위해서는 연간변조신호가 필수적이어서 최종 결론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암흑물질 후보 윔프는 연간 입자 신호의 변화를 분석해 찾아낼 수 있다. 암흑물질로 채워진 은하를 태양계가 돌고 태양계 안을 지구가 돌면서, 은하 기준으로는 지구가 태양보다 빠르거나 느리게 연중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때문에 윔프 입자가 존재한다면 겨울에는 190 km/s, 여름에는 250 km/s 속도로 지구에 진입하게 되고, 이 신호 패턴을 연간변조신호라고 한다. DAMA 실험은 지난 1998년부터 윔프의 연간변조신호를 측정해 왔다. 

연구진은 이번에 2016년 10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약 2년 동안 연간변조신호 데이터를 얻었다. 윔프의 연간 신호 변화를 잡아내기 위해 다른 계절적 요인을 최대한 차단했다. 실험실 온습도는 1% 오차 이내에서 제어하고 뮤온, 중성자, 라돈 등 주변 방사능은 면밀히 계산해 데이터를 보정했다. 교신저자인 조재현 예일대 연구원은 “검출기에 들어가는 잡음을 1% 이내로 유지하도록 데이터를 보정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얻은 연간변조신호를 DAMA와 동일한 모형을 사용해 분석했다.

분석한 코사인-100 실험의 연간변조신호를 DAMA 신호와 비교했더니, DAMA가 측정한 신호에 오차범위 내로 접근해 추후 DAMA와 일치할 가능성이 생겼다. 이번 분석 결과는 1 시그마(68.3%)를 약간 상회하는 신뢰도로, 코사인-100 실험의 중간보고 성격이다. 오차 자체가 크기 때문에 DAMA 실험이 맞을 가능성도 틀릴 가능성도 아직 배제할 수 없다. 추후 분석 결과가 DAMA와 비슷한 값을 가진다면 윔프 존재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추세라면 3년 안에 데이터 신뢰도 3 시그마(99.7%)를 달성해, DAMA 실험을 완벽하게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3년 뒤 COSINE실험이 DAMA와 최종적으로 다른 관측을 한다면, DAMA 팀이 관측한 것은 윔프가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이 경우 DAMA가 관측한 신호가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까지가 연구팀의 목표다.

그림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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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양양 지하실험실(Y2L) 사진

코사인-100 실험이 이뤄진 양양 지하실험실의 모습. 지하 700미터 깊이의 실험실로, IBS 지하실험 연구단의 전신인 한국암흑탐색그룹(KIMS) 실험이 이뤄지기도 했다. 현재 암흑물질 윔프를 관측하는 코사인 실험, 중성미자를 관측하는 아모레 실험이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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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코사인 검출기의 모식도

(a) 검출기 모듈. 2m*3m*2m 크기 납 차폐체 안에 구리 박스가 있고, 구리박스 내에 검출기가 든 광증배관이 액체섬광체로 둘러싸여 있다. 이 차폐체의 벽면은 플라스틱 섬광체 패널(파란색), 납 벽돌(회색) 및 구리박스(황갈색)으로 이뤄진 여러 겹의 차폐체로 구성된다. 윔프의 신호가 아닌 외부 방사선이나 우주선으로부터 오는 신호를 막기 위해서다. (b) 사방 약 40cm 두께의 액체섬광체. 차폐체 내부에서 검출기를 한 번 더 감싸 안정적인 검출 환경을 구축한다. (c) 광증배관 내 검출기. 검출기 내부의 캡슐화된 요오드화나트륨 결정 8개를 보여준다. 입자가 결정에 부딪힐 때 발생하는 빛(가시광선) 알갱이가 광증배관을 통해 전기신호로 증폭되어 신호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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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3. 코사인 검출기

실제 광증배관들이 배치된 액체섬광체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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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 COSINE-100 공동연구협력단

코사인-100 공동연구협력단 일부 사진. 앞줄 가장 왼쪽이 코사인-100 실험 한국 책임자인 이현수 부연구단장, 뒷줄 가장 왼쪽은 교신저자인 예일대 조재현 연구원이다. 이번 연구에 총 48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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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 에너지에 따른 연간변조신호의 크기

코사인 실험과 다마 실험의 연간변조신호 크기를 에너지에 따라서 분석하여 비교하였다. 위의 그래프에서 파란색과 초록색 표시가 다마 실험에서 관측한 연간변조신호의 크기이고, 붉은색 표시가 코사인 실험에서 관측한 결과이다. 낮은 에너지 영역에서 다마 실험과 비슷하게 코사인 실험에서도 연간변조신호를 관측하였으나 큰 통계오차로 연간변조가 없는 경우를 배제하지는 못하였다.


1) 시그마(sigma) : 정규분포에서 평균 양쪽으로 표준편차(시그마) 만큼 떨어진 곳 사이에 분포된 데이터 비율을 말한다. 보통 어떤 실험의 신뢰도가 3 시그마(99.7%)면 ‘힌트’라고 하고, 5 시그마(99.99994%)면 ‘발견’이라고 한다. 중력파는 5.1시그마, 힉스 입자는 5.9시그마로 발견됐다. 

2) DAMA(다마) : 이탈리아 그랑사소 입자물리연구소의 지하실험실에서 진행되는 암흑물질 검출 실험. 250kg의 고순도 요오드화나트륨 결정을 사용한다. 1998년 암흑물질 후보 ‘윔프’를 발견했다고 주장했으며, 지금까지 측정을 계속하고 있다. 

3) An experiment to search for dark-matter interactions using sodium iodide detectors (Nature 564, 83-86, 2018.12.06.)



첨부

190722_[보도자료]IBS 지하실험연구단 암흑물질 후보 검증 반환점 돌았다(지하실험_연구단__PRL)

190722_그림 및 사진(지하실험연구단__PRL)